인공자연론은 합성생물학이 자연을 새롭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핵심 개념의 양의성에 기반한다. 자연이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첫째, 자연은 인간 의지와 무관하게 스스로 존재하는 것을 가리킨다. 둘째, 자연은 인간이 가공하고 변형할 수 있는 물질적 토대를 의미한다. 합성생물학의 창조자들은 두 번째 의미에서의 자연을 만들어냈다고 말하지만, 첫 번째 의미에서의 자연을 취할 때 이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합성생물학이 만들어내는 것은 의도된 설계를 거쳐 만들어진 생명체이다. 생명의 유전체는 설계 도면에 따라 재편된다. 이는 스스로 진화하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목적에 따라 구성된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의도적 설계가 관여한 대상을 자연이라고 부르는 것은 개념적 혼동을 일으킨다.
인공자연론이 제시하는 더 심각한 문제는 자연과 기술의 경계를 소거한다는 점이다. 기술이 만들어낸 것을 자연으로 받아들이면, 자연이란 결국 기술이 가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뜻하게 된다. 이러한 확대 해석은 자연이라는 범주를 내용 없이 만들어버린다.
인공자연론의 가능성을 부정하기보다는, 이 이론이 사용하는 자연 개념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자연이 인간의 것을 포함하되 독자성을 잃지 않는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한, 인공자연론은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아니라 자연 개념의 희석에 그칠 위험이 있다.